손가락 마디 통증, 왜 원인부터 나눠야 하나요?
손가락관절염은 손가락 마디의 연골이나 관절을 감싼 활막에 변화가 생겨 통증, 부기, 뻣뻣함이 나타나는 상태를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런데 같은 이름 안에 전혀 다른 두 질환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연골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닳으면서 서서히 진행하는 퇴행성 골관절염이고, 다른 하나는 면역체계가 자기 관절을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입니다.
손에 생기는 관절염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끝마디와 중간마디에 오는 골관절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Plotz 외, Curr Rheumatol Rep, 2021). 문제는 두 질환이 초기에 비슷해 보여, 진통제만 늘리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손가락 마디 통증은 참을 통증이 아니라, 원인부터 가려야 하는 통증입니다.

먼저 선을 분명히 긋겠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전신 면역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가 중심이며, 재생 주사가 이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제가 이 글에서 다루는 국소 주사는 퇴행성 손가락 관절염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퇴행성과 류마티스, 무엇으로 구분하나요?
두 질환을 가르는 첫 번째 단서는 어느 마디가, 어떤 모양으로 아픈가입니다. 퇴행성 골관절염은 손가락 끝마디와 중간마디를 중심으로 한쪽 손이나 특정 마디에 비대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중간마디와 손바닥 쪽 마디(중수지관절)를 중심으로 양손의 같은 마디에 대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단서는 아침 강직 시간입니다. 퇴행성은 아침에 뻣뻣해도 움직이면 대개 30분 안에 풀립니다. 류마티스는 30분에서 60분 이상, 길게는 1시간 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유 없는 피로감이나 미열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Biswas 외, J Taibah Univ Med Sci, 2026). 염증 수치인 ESR과 CRP도 퇴행성에서는 대체로 정상이고 류마티스에서는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진은 증상만으로 하지 않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침범한 관절 수, 혈청검사, 급성기 반응물질, 증상 지속 기간을 종합해 판단합니다(Aletaha 외, Arthritis Rheum, 2010). 혈액검사에서 류마티스인자와 함께 항CCP항체를 확인하면, 류마티스인자가 음성으로 나오는 초기 환자도 더 정확히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Quinn 외, Rheumatology, 2006). 퇴행성은 영상검사에서 관절 간격이 좁아지는 소견으로 확인합니다.
손마디가 아파 몇 달째 진통제만 드시다가 뒤늦게 검사를 받고서야 원인을 알게 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저는 손가락 통증으로 오신 분께 어느 마디가 아픈지, 양손이 같이 아픈지, 아침에 얼마나 뻣뻣한지부터 여쭙습니다. 이 대답만으로도 다음 검사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디에 생긴 혹, 되돌릴 수 있나요?
퇴행성 손가락 관절염은 대개 끝마디가 뻐근한 정도로 시작합니다. 연골이 닳으면서 통증과 뻣뻣함이 생기고, 몇 년에 걸쳐 마디가 조금씩 튀어나오는 결절이 생기며, 더 진행하면 마디가 휘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끝마디에 단단하게 만져지는 혹을 헤버든 결절, 중간마디에 생기는 것을 부샤드 결절이라고 부릅니다.
나이가 위험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손을 많이 쓰는 일을 오래 해 왔거나 가족 중에 비슷한 손 모양을 가진 분이 있다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Plotz 외, 2021).
“결절이 한번 생기면 되돌릴 수 없나요?”라는 질문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생긴 결절을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치료 목표를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고 남아 있는 연골을 지키는 쪽으로 잡습니다. 방치하면 단추를 채우는 일상 동작부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약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어떤 선택지가 있나요?
퇴행성 손가락 관절염은 손 사용 조절과 진통소염제 같은 기본 치료부터 시작합니다. 그래도 통증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분들께 검토하는 것이 관절 국소 재생 주사입니다. 관절강 안에 PRP(혈소판 풍부 혈장) 등을 직접 넣어 국소적인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근거를 있는 그대로 보겠습니다. 엄지 손목뼈 관절염(수근중수관절)을 대상으로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PRP, 위약을 비교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에는 8건의 연구, 446명이 포함됐습니다. 3개월 이내 단기에는 어떤 주사도 위약보다 뚜렷하게 낫지 않았고, 3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중기에는 무작위 대조 연구만 모았을 때 PRP가 통증 개선에서 위약보다 우수했습니다. 다만 이 중기 결과는 2건의 연구에 근거한 것이라 충분하다고 보기는 이릅니다(Thakker 외, J Orthop, 2023).
엄지 손목뼈 관절염 환자 90명의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에서는 6개월 시점 통증 점수에서 PRP군과 위약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손과 팔 기능 점수(DASH)는 PRP군이 다소 나은 경향을 보였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고 보는 기준인 11점에는 못 미쳤습니다(Evans 외, JBJS Open Access, 2025).

그렇다고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기도 이릅니다.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리고, 근거가 쌓이는 중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합니다.
재생 주사가 맞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재생 성분 국소 주사는 만능 해결책이 아닙니다. 먼저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상이 아닙니다. 여러 마디에 대칭으로 붓고 아침 강직이 길며 피로감이나 미열이 함께 있다면, 주사보다 류마티스내과 진료와 전신 치료가 먼저입니다.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주사를 먼저 권하지 않습니다.
안전성도 정확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앞의 90명 연구에서는 PRP군에서 일시적인 심한 통증 1건과 엄지 등 쪽의 일시적 감각 저하 1건이 보고됐고, 붓기는 두 군에서 비슷했으며 전신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합병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Evans 외, 2025). 다만 모든 환자에게 일관된 효과와 표준화된 시술 방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정 전에는 지금까지 써 온 약과 반응을 정리하고, 근거 수준과 한계를 설명받고,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인지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손가락 관절염을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되는지, 기본 치료부터 단계별로 어떻게 올라가는지는 손가락 관절염 단계별 치료 글에서 이어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