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은 왜 하필 안쪽부터 아픈가요?
무릎을 2차선 도로라고 생각해 보시면 쉽습니다. 두 차선의 폭은 같은데 무거운 짐은 대부분 안쪽 차선으로 지나갑니다. 두 발로 서 있을 때 무릎 안쪽 구획은 체중의 60~70%를 감당하고, 다리가 O자로 휘어 있으면 그 비율은 더 올라갑니다. 그러니 안쪽 노면부터 패입니다.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바닥에서 일어나기도 안쪽에 힘을 싣습니다. 허벅지 안쪽 근육(내측광근)과 엉덩이 근육까지 약해지면 안쪽 차선의 통행량은 한 번 더 늘어납니다. 그래서 무릎안쪽통증은 다친 기억 없이 서서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의사협회지(2013)에 정리된 국민건강영양조사(2010) 분석에서 50세 이상 성인의 37.8%가 엑스레이상 무릎 관절염 소견을 보였고, 통증까지 있는 경우는 14.3%(남성 5.3%, 여성 22.1%)였습니다.
환자분이 손가락으로 짚은 그 자리가 이미 진단의 절반입니다.
원인 3가지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통증을 만드는 구조물은 연골, 반월상연골, 관절 바깥 힘줄 셋입니다. 서로 겹치기도 하지만 아픈 자리와 아픈 순간이 다릅니다. 왼쪽 무릎안쪽통증이든 오른쪽 무릎안쪽통증이든 구분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 구분 | 내측 퇴행성관절염 | 내측 반월상연골 파열 | 거위발건염 |
|---|---|---|---|
| 아픈 위치 | 안쪽 관절선 전반 | 안쪽 관절선의 한 점 | 관절선 아래 4~6cm, 정강이 안쪽 |
| 심해지는 때 | 아침 첫 걸음, 많이 걸은 날 저녁 | 쪼그렸다 일어날 때, 방향을 틀 때 | 계단, 앉았다 일어날 때, 밤 |
| 특징 신호 | 뻣뻣함, 다리 모양 변형 | 뚝 하는 느낌, 걸리는 느낌 | 누르면 정확히 한 점이 아픔 |
| 주로 쓰는 검사 | 서서 찍는 엑스레이 | MRI | 초음파, 눌러 보는 진찰 |
내측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얇아져 완충이 줄어든 상태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뻣뻣하고 계단은 내려갈 때 더 아픕니다. 내측 반월상연골 파열은 40대 이후라면 다친 기억 없이 낡아서 갈라지는 퇴행성 파열이 훨씬 많습니다.
거위발건염은 정강이뼈 안쪽에 거위 발처럼 붙는 힘줄 세 가닥과 그 밑 점액낭의 염증입니다. 관절 밖의 문제라서 엑스레이도 MRI도 깨끗한데 계속 아픈 경우가 많고, 관절염과 함께 생기면 관절염 치료 뒤에도 통증이 남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MRI에 파열이 보이면 그게 통증의 원인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연구(Englund M 외, 2008)는 중년과 고령 인구의 MRI에서 반월상연골 파열이 보인 사람의 61%가 지난 한 달간 무릎 통증이 전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보이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반월상연골이 뒤쪽 뿌리 부분에서 끊어진 경우입니다. 방석을 붙잡던 끈이 풀려 방석이 밀려나고, 연골이 닳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Guimaraes JB 외, Skeletal Radiology, 2025). 갑자기 뚝 하는 느낌 뒤에 안쪽 통증이 계속된다면 이 가능성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거위발건염처럼 관절 밖의 문제는 초음파가 더 직접적입니다. 엑스레이에 보이지 않는 힘줄과 점액낭을 아픈 자리를 누르면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장을 하고 나서, 혹은 화장실에서 일어나다가 무릎 안쪽이 아프기 시작했다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막상 눌러 보면 관절선보다 한참 아래가 아프다고 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상보다 먼저 아픈 자리를 손으로 함께 찾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치료와 관리는 무엇인가요?
무릎안쪽통증 치료는 아픈 곳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안쪽 차선에 몰린 통행량을 나누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저는 1단계 부하 조절, 2단계 운동 치료, 3단계 약물과 주사, 4단계 재생치료, 5단계 수술로 설명드립니다. 1단계와 2단계는 어느 단계에 계시든 함께 가는 바탕입니다.
1단계의 핵심은 동작 바꾸기입니다. 바닥 생활을 의자 생활로 바꾸면 무릎을 깊게 굽히는 횟수가 하루 수십 번 줄어듭니다. 체중은 1kg를 줄이면 걸을 때 무릎에 걸리는 힘이 그 서너 배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단계 운동은 무릎 위아래를 키우는 운동입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다리를 곧게 잡아 주면 안쪽으로 쏠리던 힘이 분산됩니다.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계단이나 등산보다 누워서 하는 근력 운동, 평지 걷기, 수영이 안전합니다.
3단계 약물과 주사는 통증을 낮춰 운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빠른 대신 반복하면 힘줄과 연골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횟수와 간격을 정해 두고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재생치료는 어떤 경우에 고려하나요?
무릎 재생치료는 내 몸의 혈액, 골수, 지방에서 얻은 성분을 농축해 무릎 안에 넣어 남은 조직이 회복할 환경을 만드는 치료입니다. 그리고 관절 밖 힘줄 문제인 거위발건염이 주된 원인이라면 관절 안 재생치료부터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근거가 가장 많이 쌓인 것은 PRP입니다.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의 무작위 대조 연구 메타분석(Bensa A 외, 2025)은 무릎 관절염에서 PRP 주사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통증과 기능 개선을 보였고, 그 정도가 혈소판 농도에 따라 달라졌다고 보고했습니다.
골수 BMAC과 지방 SVF는 세포 성분을 함께 넣는 방식입니다. Scientific Reports의 연구(Pabinger C 외, 2024)는 KL 3~4등급 관절염 37개 무릎을 4년간 추적해 통증과 기능 개선이 유지됐다고 보고했습니다. European Journal of Orthopaedic Surgery and Traumatology의 메타분석(Hohmann E 외, 2025)은 통증 감소는 비교적 일관되지만 기능 개선 폭은 연구마다 편차가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닳아 없어진 연골이 예전 두께로 다시 자란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생치료를 3단계와 5단계 사이의 다리로 설명드립니다. 운동과 약으로는 부족하지만 인공관절은 이른 구간에서, 통증을 낮춰 다시 움직이게 하고 남은 조직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