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왜 치료해도 자꾸 재발할까요?
건선은 면역세포가 피부 세포에 너무 빨리 자라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면서 붉고 두꺼운 각질판이 반복해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정상 피부는 세포가 만들어져 떨어져 나가기까지 약 28일이 걸리는데, 건선 피부에서는 같은 과정이 3일에서 7일 만에 일어나 미처 떨어지지 못한 각질이 쌓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3%가 건선을 앓는 것으로 보고됩니다(WHO, 2016). 발병 원리를 각질형성세포 관점에서 정리한 종설(Zhou 외, Cell Death Dis, 2022)도 피부 세포와 면역 신호가 서로를 자극하는 고리를 핵심으로 봅니다.
그래서 연고로 각질을 눌러도 신호 자체는 몸속에 남습니다. 저는 이것을 연기와 불씨에 비유합니다. 각질을 걷어내는 것은 연기를 치우는 일이고, 불씨인 면역 신호가 남아 있는 한 연기는 다시 피어오릅니다. 원인과 증상은 건선의 원인과 증상을 정리한 글에서 먼저 다뤘습니다.
약을 끊으면 다시 올라오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건선이라는 질환의 특성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언제까지 써도 괜찮을까요?
국소 스테로이드는 피부에 직접 발라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건선의 가장 기본적인 1차 치료입니다. 비타민D 유도체 연고와 함께 경도의 국소 병변에서 먼저 씁니다.
다만 숙제가 두 가지 따라옵니다. 하나는 끊으면 다시 올라오는 재발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 사용의 부담입니다. 오랜 기간 반복해서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는 위축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종합 리뷰로 정리돼 있습니다(Barnes 외, Drug Saf, 2015). 그렇다고 스테로이드를 무서워해 임의로 끊거나, 반대로 좋아졌다고 처방 없이 계속 바르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고는 정해진 기간과 방법을 지키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치료입니다. 두피처럼 머리카락 때문에 바르기 어려운 부위는 제형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으니, 부위별로 어떻게 쓸지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연고로 조절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연고로 조절되지 않거나 병변이 넓으면 광선치료를 고려합니다. 광선치료는 UVB 같은 특정 파장의 자외선을 쬐어 피부의 과도한 면역 반응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중등도 이상이거나 넓은 부위에 주로 씁니다.
그다음은 전신 치료입니다. 메토트렉세이트,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먹는 면역억제제와, 염증 신호 단백질을 표적으로 막는 생물학적제제(TNF-α 억제제, IL-17 억제제, IL-23 억제제 계열)가 여기에 속합니다. 생물학적제제는 큰 규모의 근거를 갖춘 영역입니다.
2020년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실린 네트워크 메타분석(Mahil 외, 2020)에서 모든 생물학적제제가 위약보다 효과적이었지만, 약제마다 효과와 내약성의 균형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전신 치료는 강력한 만큼 확인할 것도 많습니다. 메토트렉세이트는 간 효소와 혈구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고 음주를 제한합니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신장과 혈압 부담 때문에 대개 1~2년 이내로 사용 기간을 정합니다. TNF-α 억제제는 잠복결핵이 다시 활동할 수 있어 치료 전에 결핵과 간염 검사를 합니다. 전신 스테로이드는 끊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반동이 생길 수 있어 건선에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생물학적제제 이야기를 들은 분들이 효과는 기대되지만 정기적인 주사와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결정을 미루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저는 그 부담을 숨기지 말고 담당 피부과에 그대로 말씀하시라고 권합니다. 치료를 너무 오래 미루면 일부에서는 관절까지 염증이 번지는 건선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단과 생활 관리는 정말 도움이 되나요?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약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효과가 버틸 바탕을 만드는 일입니다. 건선 환자는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식단이 치료의 한 축으로 다뤄집니다(Barrea 외, Nutrients, 2023). 만성 염증이 몸 전체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는 만성염증을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현재 근거가 가장 많이 쌓인 것은 지중해식 식단입니다. 2025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Dermatology의 리뷰(Maul 외, 2025)는 지중해식 식단이 건선 중증도 점수(PASI)를 낮추고 동반된 심혈관 위험도 함께 줄이는 전략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올리브유, 등푸른 생선, 채소와 통곡물을 늘리고 정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 가공육을 줄이는 방향입니다.
알코올은 건선을 악화시키고 메토트렉세이트의 간 부담을 키우므로 활동기에는 끊기를 권합니다. 비만이 동반된 경우에는 체중을 5~10%만 줄여도 PASI가 의미 있게 나아졌다는 연구가 여럿 있습니다. 비타민D는 결핍인 분이 많지만 수치를 검사한 뒤 보충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나이 들며 쌓이는 염증의 큰 그림은 인플라메이징 글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재생의학적 접근은 어디까지 말할 수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줄기세포 같은 재생의학적 접근은 건선의 표준 치료가 아닙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성질이 있어 건선에서 연구되고 있지만, 임상 연구 4건에 참여한 환자 6명을 모은 리뷰(Paganelli 외, Clin Exp Dermatol, 2020)에서 연구자들 스스로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중증 건선 17명에게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를 정맥 주입한 2022년 임상(Cheng 외, 2022)처럼 면역세포 변화를 관찰한 연구도 있지만 규모는 여전히 작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접근을 피부과 표준 치료를 충분히 거친 뒤 담당의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보조적이고 제한적인 선택지로만 말씀드립니다. 기존 약을 줄이거나 끊기 위한 무리한 시도는 위험합니다. 자가면역질환 전반에서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는 자가면역질환과 줄기세포 정맥주사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